쿠팡 프레시백, 뜯기 힘든 '찍찍이' 대신 '원터치'로! 친환경 배송의 진화
폭염 속, 택배 포장재 문제의 심각성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더워도 너무 더운 주말입니다. 부디 더위를 피해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숨쉬기조차 힘든 폭염 속에 있다보니 그동안 인간이 자연을 함부로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이용하는 택배 서비스도 지구를 아프게 하는 대표적 원인 중 하나인데요.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1인당 택배이용건수는 2020년 65.1건에서 2023년 100.4건으로 3년새 54% 이상 급증했습니다. e커머스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제는 당일배송은 물론, 1시간 내 배송해주는 퀵커머스로 경쟁의 추가 옮겨가고 있습니다.
증가하는 택배량과 포장재, 환경 문제의 심화
배송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포장재 사용이 늘어나는건 당연지사입니다. 택배량의 증가는 자연스레 포장재 증가로 이어지고 늘어나는 박스와 비닐 폐기, 배송차량 운행량 증가는 모두 탄소배출량을 늘리는 요인이 됩니다. 이를 아는 유통기업들도 포장재 혁신을 끊임없이 시도하는데요. 최근엔 국내 1위 e커머스업체 쿠팡이 새로운 프래시백을 내놨습니다. 오늘 트렌드쏙쏙에서는 포장재를 둘러싼 e커머스의 다양한 실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쿠팡, '찍찍이' 프레시백 대신 '원터치' 방식 도입
쿠팡 프레시백을 사용해보신 분들은 강력한 접착력을 자랑하는 벨크로, 일명 찍찍이를 뜯느라 진땀 흘린 경험이 있으실텐데요. 저는 이른 아침 프레시백 여는 소리에 아이들이 선잠을 깰 때마다 괜시리 쿠팡을 원망하며 ‘찍찍이 쉽게 뜯는 법’ 따위를 검색해본 적도 있습니다. (쿠팡의 찍찍이가 이렇게 강력해진 이유는 뒤에…) 프레시백은 쿠팡이 2020년 3월 출시한 다회용 보냉가방인데요. 그간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쿠팡이 또 한번의 프레시백 진화를 시도하고 나섰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지난 22일 쿠팡이 공개한 ‘뉴 프레시백’입니다.
뉴 프레시백의 특징과 소비자 반응
뉴 프레시백은 기존의 부직포 대신 ‘발포 폴리프로필렌(EPP)’ 등 가벼운 재질을 사용하면서도 보냉성을 더욱 높였습니다. 짙은 녹색 박스인 새로운 프레시백은 뚜껑과 상자가 완전히 분리되는 형태로 측면에 잠금장치를 통해 잠금이 가능합니다. 기존 프레시백 무게와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더 튼튼해졌고 무엇보다 이제 찍찍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현재 인천과 시흥 일부 지역에서 테스트 중인데요. 테스트 지역 소비자들은 친환경과 위생, 편익 등에 대해 90% 이상이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실제 맘카페 등에서는 새로운 프레시백이 기존 제품보다 훨씬 낫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고요. 쿠팡은 시범 운영을 진행하면서 개선 사항을 확인한 후 전국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에코백 도입, 친환경 배송의 또 다른 시도
아울러 쿠팡은 공산품 포장재인 비닐을 대체하는 다회용 배송용기 '에코백(가칭)도 도입했습니다. 현재 인천과 부산, 제주 일부 캠프에서 시범 운영 중인데요. 에코백은 장보기 가방 등에 많이 사용되는 타포린 소재를 사용한 다회용 용기로 최소 80g의 초경량 재질로 제작했습니다. 배송 송장을 떼지 않아도 되고 지퍼 형태로 상품을 쉽게 꺼낼 수 있어 소비자의 편의성도 높였다는 설명입니다. 무엇보다 에코백은 회수돼 재사용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배송 포장을 분리 배출해야 하는 수고를 덜었습니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관계자는 “지구 곳곳에서 이상기온으로 폭염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정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고 그 어떤 정책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에코백과 뉴 프레시백 시범 운영은 연구 개발 등 상당한 투자를 통해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쿠팡의 포장재 혁신, 그 발자취
쿠팡이 로켓배송을 도입한 2014년에는 모든 제품에 기본 박스 포장을 적용했습니다. 쿠팡 로고가 인쇄된 단순한 형태였으며 별도의 친환경 요소나 사용자 경험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든 초기 버전이었죠. 이후 쿠팡 전용 박스 도입 등으로 물류 효율을 높였고 환경보호에 따른 사회적 요구에 따라 202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친환경 패키징 실험에 나섰습니다. 이때부터 박스 외에 비닐 완충 포장이 증가했고 신선식품을 담당하는 프레시백이 등장했습니다. 쿠팡의 박스리스(Boxless) 포장으로 대표되는 회색 플라스틱백(PB·Plastic Bag)은 얇은 두께(0.05㎛)의 배송용 봉투로 100%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제작됩니다.
프레시백의 긍정적 효과와 부작용, 그리고 과제
한편 프레시백은 지난 4년 여간 여러 논란을 낳으며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먼저 환경오염 측면에서는 확실한 효과를 거뒀습니다. 2020년 수도권을 중심으로 처음 도입돼 같은 해 전국으로 확대된 프레시백은 하루 평균 약 31만 개의 스티로폼 사용을 줄였습니다. 이는 연간 여의도 면적의 6.5배에 달하는 토지에 연간 9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와 동일합니다. 쿠팡은 현재 신선식품 주문 10건 중 7건 가량을 프레시백으로 배송할 만큼 보편화됐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부작용도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재활용 가방이다보니 위생상 문제들이 불거졌고 길고양이 등 동물들이 찍찍이를 열고 안에 들어가 내용물을 손상시키는 민원도 끊임없이 접수됐습니다. 일부 몰상식한 소비자들은 프레시백에 쓰레기를 잔뜩 넣어놓기도 했고요. (찍찍이가 초강력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입니다.) 무엇보다 배송기사들의 노동착취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올랐습니다. 프레시백은 전용 세척기와 전담 인력을 배치해 살균 및 세척처리를 하는데요. 열기도 어려운 프레시백을 매일 수거하는데 배송기사에게 주는 수당이 건당 100원에 불과합니다. 실제 택배노조는 헐값에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근로감독 이후 “프레시백을 펼치는 작업이 업무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업무 경감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쿠팡의 친환경 배송, 끊임없는 혁신을 향해
세상 모든 일이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쿠팡은 다양한 측면에서 논란의 중심이 됐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포장재 혁신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뉴 프레시백은 수거시 기존 프레시백처럼 펼치지 않아도 돼 배송기사들의 작업도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환경을 생각하는 유통기업들의 혁신과 소비자들의 노력에 지구도 조금은 반응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Q.뉴 프레시백은 기존 프레시백보다 어떤 점이 개선되었나요?
A.뉴 프레시백은 기존 부직포 대신 발포 폴리프로필렌(EPP) 등 가벼운 재질을 사용해 보냉성을 높였고, 찍찍이 대신 원터치 잠금 방식을 적용하여 사용 편의성을 향상시켰습니다.
Q.쿠팡은 왜 친환경 배송을 강화하고 있나요?
A.이상 기온으로 인한 폭염 등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친환경 정책을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인식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함입니다.
Q.에코백은 어떻게 활용될 예정인가요?
A.에코백은 다회용 배송 용기로, 비닐 포장재를 대체하여 사용될 예정입니다. 회수 후 재사용하여 배송 포장재 분리 배출의 번거로움을 줄이고자 합니다.